소년은 그녀석을 봤다 그 녀석의 눈은 초점이
소년은 그 녀석을 봤다 그 녀석의 눈은 초점이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은 영원히 일어나지 못했다. 죽어버린 고등어처럼 그 자리에 정지되어 있었다.
“잘 지냈니? 정말 오래만이구나.”
남자는 나에게 악수를 청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다. 예전 그대로인 목소리. 10년이 지났는데도 변함이 없다.
“언제 오신 거에요? 미국에 계신 줄 알았는데.”
내 심장은 놀라움 때문에 여전히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 한국에 왔단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게 10년 전이었던가. 정말 세월 참 빠르군. 너도 이제 나이 많은 아저씨처럼 보이는 구나. 하하.”
“저도 이제 30대 중반인걸요.”
“자자, 우리 가까운 술집에 가서 더 얘기 나누도록 하자꾸나.”
“술집이요? 목사님이 술집에 가신다구요?”
“목사는 그런데 가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니? 술집에서 꼭 술만 마시란 법도 없는 거고.”
소년은 그 녀석을 죽인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했다. 소년은 괴로움 때문에 여러 번의 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모두 실패로 끝났다. 소년은 그 녀석을 죽였기 때문에 자신도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괴로움의 날은 계속 되었다. 소년원에서 형기를 다 마친 소년은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자신은 살인자라고 여기며 스스로를 경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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