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서 나를 꼭 안아주셨다

Posted by 트럼프h
2016. 7. 13. 12:21 카테고리 없음

 

 

 

 

 

 

그러면서 나를 꼭 안아주셨다

 

 

 

 

 

 

 

외동아들이었던 나는 자주 심심해했고, 부모님에게 동생을 낳아달라고 졸랐다.

내가 열여섯 살이 되던 해 마침내 부모님은 며칠 동안 신부님과 상의를 하고 오시더니 고아원에서 동생을 입양하기로 결정하셨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어려움에 처한 아이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서였다.

입양될 아이는 열두 살이고 나와 네 살 터울의 여자아이라고 했다.

어머니, 동생은 언제 와요?

 

 

 

 

 

나는 매일 어머니를 졸랐고, 마침내 내일 집으로 동생이 온다고 했다. 그날 밤 늦도록 나는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세준이와 면담하는 안드레아 신부님이시죠? 저는 강우석 주임이라고 합니다.

누군가가 불쑥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고개를 드니 온화한 인상에 남자가 웃고있었다.일주일에 한번씩 세준을 만나기로 했고 오늘은 그와의 두 번째 만남이었다. 물론 세준이는 내켜하지 않았지만.

. 반갑습니다.

 

 

 

 

 

 

나는 웃으면서 악수를 했다.

저, 그런데 많이 젊어보이십니다. 실례지만, 신부님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올해 서른 셋입니다.

그렇군요. 그렇게 안보이는데….

그는 붙임성이 좋은 성격인 듯 했다. 그리고 잠시 침묵이 흐르고 있을 때 정막을 깨며 교도관이 세준이를 데리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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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적한 거리에서 내렸다 그녀도 나를 따라

Posted by 트럼프h
2016. 6. 24. 16:26 카테고리 없음

 

 

 

 

 

 

 

나는 한적한 거리에서 내렸다 그녀도 나를 따라

 

 

 

 

 

 

 

 

 

내렸다. 그다지 늦은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거리는 너무나도 인적이 뜸했고, 황량함도 비치고 있었다. 날씨도 흐려서 하늘이 보이지도 않았다. 정말이지 자살하기에는 너무나도 이상적인 날이었다.

나는 을씨년스럽게 서 있는 빌딩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황량한 거리 위에 불쑥 서 있는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덩어리는 미적 감각이 없는 나의 눈에도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녀는 나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따라왔다. 빌딩 안에 들어가니까 혼란스러운 광경이 보였다. 비바람에 철골구조물이 녹슬어 여기저기 붉은 줄이 죽죽 그어져 있었고, 온갖 오물과 쓰레기로 가득 차 있었다.

불빛도 거의 없어서 나는 핸드폰 불빛으로 간신히 방향을 찾고 있었다.

위로 올라가는 길을 찾아서 이리저리 헤매고 있을 때 뒤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야!

 

 

 

 

나는 핸드폰을 그녀에게 비추었다. 그녀가 내 앞까지 와서는 그대로 털썩 주저앉으면서 말했다.

쉬었다. . 너 걸음이 너무 빨라.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덩어리 안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울렸다. 나는 그녀의 높은 목소리가 황량한 폐 빌딩과 지나치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핸드폰 불빛이 꺼지자 빌딩 안은 완전한 어둠으로 가득 찼다. 가로등의 희미한 주황빛만 멀리서 어스름하게 보였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나는 멀리 가로등의 주황빛을 응시하다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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