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우울증이 있군요네

Posted by 트럼프h
2016. 6. 15. 18:17 카테고리 없음

 

 

 

 

당신 우울증이 있군요네

 

 

 

 

 

 

 

병원 측의 요구에 따라 치른 자신의 검사 결과를 본 신경정신과 의사의 진단에 D는 결국 얼빠진 대답을 하고 말았다.

멀쩡하게 훈련소에 들어가서는 '신경정신과적 관찰을 요함' 이라는 짤막한 말이 적힌 귀가증을 들고 돌아와, 생전 처음으로 정신병원의 문을 두드릴 때, 이미 D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나름대로의 각오를 한 상태였지만, 정작 진단결과가 자신이 상상한 것 이하로 흔해빠졌고 별것 아닌 것으로 나오자 오히려 당황했던 것이다.

"거기에 정신분열이 의심되기도 하고, 그 외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듯 보입니다."

 

 

 

 

 

"‥‥헤에."

다만 이어진 의사의 발언은 D로 하여금 '혹시 이 남자가 충격을 극대화 시켜서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든 후 날 그대로 입원시켜 자신의 실적을 늘릴 목적으로 고도의 화술을 구사한 것은 아니겠지?' 같은 말도 안 되는 의심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만들 정도로 심각했다.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만, 일단은 그렇습니다."

"하아‥‥그렇군요."

'일단은' 인가. D는 한숨 쉬었다.

 

 

 

 

'정신분열'이라는 것은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어떠한 질병의 명칭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정신병들을 분류한 카테고리 중 가장 많은 것을 차지한 것이 바로 정신분열인 것이다. 거기에 그것 이외에 다른 것들도 잔뜩 붙어있는 모양이니 D는 앞으로 자신이 어떤 심각한 질병으로 진단받을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약을 일주일 분 처방해 드리겠습니다. 뭔가 변화가 있으면 일주일 동안 기록해 주세요."

"뭐어, 그러지요."

생각보다 간단한 요구였기에 D는 안심했다. 검사를 받을 때만 해도 설문조사 같은 느낌의 숙제가 있었고, 그것과는 별개로 영재교육에나 나올법한 묘한 시험도 치러야만 했다. 거기에 대한 진단결과가 우울증에 정신분열 - 그것도 앞으로 뭐가 더 있을지 모르는 상태였으니, 다소 느긋한 편이라는 평을 듣는 D라도 약간정도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

"‥‥"

"‥‥‥‥"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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