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버스의 창 너머로 멀리서 솟아오르는 시꺼먼

Posted by 트럼프h
2016. 7. 29. 12:18 카테고리 없음

 

 

 

 

 

 

그리고 버스의 창 너머로 멀리서 솟아오르는 시꺼먼

 

 

 

 

 

 

 

 

 연기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청년은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는 방향에 유달리 사람들이 많이 북적이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달려가는 소방차도 보았다. 청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건 사실이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사실. 청년은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모습들을 거짓이라고 믿고 싶었다.

 

 

 

 

자신의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자고 일어나면 사라져 버리는 꿈이라고 믿고 싶었다. 자신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청년은 아내와 딸이 아직 집에 있다는 걸 알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지켜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청년은 불이 다 꺼질 때까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밤의 악마는 청년의 모든 것을 태워 버렸다.

 

 

 

 

“그때는 아내의 생일이었어요. 가장 행복해야 될 날에 그녀는 가장 고통스러웠죠. 자신의 딸이 바로 옆에서 죽어가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그때 뭘하고 있었는 줄 아세요? 그냥 보고만 있었어요. 아내와 딸이 불구덩이 속에서 죽어 가는데 저는 그냥 가만히 구경만 했다구요. 저도 그때 그녀와 함께 불구덩이 속에서 죽었어야 했어요. 구하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했어야 됐어요. 그런데 저는 그 순간에 죽는 다는 게 두려웠던 것 같아요. 저는 살고 싶었어요. 잔인할 만큼 저는 이기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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