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모든 인간의 보편적인 본능이기에

Posted by 트럼프h
2016. 5. 15. 14:43 카테고리 없음

 

 

 

 

 

 

 

 

 

죽음은 모든 인간의 보편적인 본능이기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어떤 이에게 죽음은 속세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비상구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 질 수도 있었다.

노래를 불렀던 할아버지는 그 의미를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예의상 장례식장을 찾은 사람들과는 달리, 그 만은 그녀의 죽음을 진심으로 이해하려 했다. 세상으로부터 일각의 동정도 받지 못했던 그녀에게 우연한 죽음은 어쩌면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일 수도 있었다. 모두가 울고 있을 때 웃는 얼굴로 그녀의 안녕을 기원하며 부른 할아버지의 노래는 행복한 장송곡이었다. 어머니의 말처럼, 지옥이 현실보다 더 나은 세상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지옥의 풍경을 떠올렸다. 저 세상에서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그녀의 명복을 빌었다.

 

 

 

 

 

 

칠흙 같은 어둠으로 가득 찬 바깥 풍경 때문에 창문에는 반사된 내 얼굴 밖에 보이지 않는다. 뒤에서 보니 좌석에 꼿꼿이 앉아 있는 사람이 없다. 고개가 기울어져있거나 아까 있었던 뒤통수가 아예 보이지 않는 자리도 있다. 자정이 넘은 시각이라 피곤했는지 모두 잠이든 모양이다.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히 노래를 부른다. “만날 수 없어도 있지는 말아요. 당신을 사랑했어요.” 답답했던 마음들이 노랫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당신을 사랑했어요.”

 

가을바람의 선선함이 삭막한 사회를 식히기 위해 왔어요. 그와 더불어 시험이라는 녀석도 조금씩 다가왔죠. 저는 이번 시험에 대비하기 위해 공부를 하려고 도서관엘 갔어요. 원체 사람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 저였기에, 구석진 곳으로 가서 공부를 하려고 했죠. 한참동안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철학 관련 책들이 꽂힌 곳에서 빈자리를 발견했어요. 뒤쪽은 벽이었기에, 저에겐 정말 최적의 자리였죠. 공부를 그렇게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어쨌든 제게 주어진 일이니까 금쪽같은 일요일에 도서관을 찾은 거예요.

 

 

 

 

 

 

 

사람들을 안 좋아 하는데 도서관엘 왜 갔냐구요? 아무리 그래도 공부할 분위기는 만들어야하니까요.

집에서 십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시립도서관은 아늑하고 편안한 곳이에요. 곧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어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게 편할 텐데, 왜 이런데 와서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죠. 하긴,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해도 전 구석진 자리에 앉았을 거예요. 그렇게 해야 마음이 편하니까요. 이날은 가을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더웠어요. 제 등에도 땀이 알을 까는 게 느껴졌어요. 어차피 곧 터질 알들이기에, 난 잠시나마 그들을 쉬게 해주려고 책상위에 양팔을 깔고 엎드렸죠. 그래요, 누가 멀리서 본다면 자는 것처럼 보였을 거예요. 이것은 제 앞에 다른 사람이 앉지 못하도록 하기위한, 저만의 방어수단이라고도 할 수 있었죠. , 그렇잖아요? 도서관 빈자리에 누군가 엎드려 자고 있으면 자신도 같이 잠들게 될까봐 맞은편 자리에 앉지 않는 심리. 다들 그렇게 느끼죠? 안 그래요? 저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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