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 없으니까 시간 남아도는

Posted by 트럼프h
2016. 7. 5. 15:43 카테고리 없음

 

 

 

 

 

 

이번 주 토요일에 시간 없으니까 시간 남아도는

 

 

 

 

 

 

 

 

네가 형진이 좀 맡아라>라는 거 아니냐

그 말을 전하는 수경이나 듣는 수일이나 기가 찬 것은 매한가지였다. 대화는 끊겼고, 한동안 밥을 먹던(단골 식당에서 저녁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수일이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러면 네 매부는 어쩐대?”

“출장 간대.”

“진짜 어이없네. 그거 부모 맞냐? 무슨 부모가 자기 아들을 내팽겨쳐두고 다니냐?”

 

 

 

 

 

 

“그래서 한번은 뭐가 부모냐고 따졌지. 그랬더니 나는 형진이 미래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있다는 거야. 웃기는 일 아니냐?”

“...완전히 자아도취 중이시구만. 끝내준다 야.”

“내 말이 그거라니까.”

“그래서? 설마 이번 주에 우리가 데이트 하는데 걔를 끌어들이자는 거 아니지?”

“그러면 너 혼자 방에 틀어박혀 있을래? 어차피 토요일에 할일 없잖아. 애들을 위해서 자원 봉사하는 셈 쳐라.”

 

 

 

 

수경은 젓가락으로 그녀의 언니가 그토록 질색을 하는 ‘미원으로 간을 맞춘 김치’를 집으면서 말했다.

그렇게 수경과 약속을 하고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수일의 눈에 낮이 익은 아이의 모습이 들어왔다. 어디에서 본 것 같지만 당장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 그 아이의 몸에는 커다란 가방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이윽고 아이는 비틀거리면서 곧 같은 학원에 다니는 다른 아이들 속으로 사라져갔다. 수일은 그 모습을 찾으려 했지만 모두가 비슷비슷하게 보여서 찾지 못했고, 좀 더 찾기 위해서 잠시 그 자리에서 머뭇거리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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