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상대방에겐 꽤 피곤한 일이다

Posted by 트럼프h
2016. 8. 2. 13:46 카테고리 없음

 

 

 

 

 

그건 상대방에겐 꽤 피곤한 일이다

 

 

 

 

 

 

그래도 내가 남자니깐 맞춰주는 수밖엔 없다.

나영이가 나오는 데 족히 한 시간은 더 걸릴 것 같으니, 미리 나가서 담배나 피고 있어야겠다. 나는 내 방으로 가 모자를 가져와서 쓰고 거울을 보며 빠져 나온 머리칼을 대충 손으로 정리했다.

그때 갑자기 쾅쾅쾅, 하고 현관문을 빠르게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나는 너무 놀라서 얼른 거실로 나가봤다. 제발 문 좀 열어달라고 애원하는 늙은 여인의 목소리와 문을 주먹으로 치는 소리가 이어진다.

 

 

 

 

 하지만 그녀가 때리는 문은 우리 집 문이 아니다. 밖을 보지 않아도 누가 왜 저러는 지 알 수 있다. 아마 저 여인은 옆집 여자의 어머니일 것이다.

옆집에는 한 마디로 좀 제정신이 아닌 여자가 살고 있다. 일주일에 두어 번 그녀의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곤 하는데, 올 때마다 옆집 여자는 저렇게 문을 열어주지 않고 버틴다.

 

 

 

 

어떨 때는 자기 어머니가 한 시간이 넘게 문 좀 열어달라고 울며 빌어야 겨우 열어준다. 그 외에는 좀체 문을 여는 경우가 없다. 들은 말에 의하면 옆집 여자는 사람 만나는 걸 두려워한다고 한다.

이런 시끄러운 일이 반복되면 주민들이 관리 사무소에 항의할 법도 하지만 그런 일은 없다. 아파트 자체가 워낙 저렴해서 다들 그러려니 하고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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