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이 울린다 민석은 스케치북에 그림을

Posted by 트럼프h
2016. 7. 2. 16:02 카테고리 없음

 

 

 

 

 

 

전화벨이 울린다 민석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 중이었고 미경은 설거지를 하는 중이었다. 민석이 받을 것이라 생각한 미경은 잠시간 기다렸으나 전화벨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미경은 고무장갑을 벗고 방으로 들어섰다. 민석은 크레파스를 쥐고 잠든 채였다. 미경은 한숨을 내쉬며 바지에 손을 닦았다. 그리고 느리게 수화기를 들었다. 날은 거의 저물어 밖이 캄캄해져 있었다. 민석은 스케치북에 비 내리는 풍경을 그려놓았다. 크레파스로 그린 것치고는 퍽 잘 그려졌다. 방의 구석에는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흩어져 있었는데 네 올은 미경의 것이었고 두 올은 민석의 것이었다. 설거지를 마치고 청소를 할 예정이었다.

 

 

 

…….”

수화기를 들지 않은 미경의 왼쪽 손이 강하게 움켜쥐어진다.

.”

어느새 일어난 민석이 미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 누나.”

미경이 수화기를 내리기도 전에 민석이 미경을 흔든다.

…….”

 

 

 

 

 

물기. 눈동자에 고여 비 같은 물기.

민석아.”

왜 그러냐니까 누나.”

엄마가 깨어났대.”

 

 

형진이 해달라는 대로 다 해주면 어떡해? 그러면 애가 독립심이 없어진단 말이야!” 형진의 어머니가 날카롭게 말하면 형진의 아버지도 거기에 질세라 짜증이 가득 섞인 목소리로 받아치곤 했었다.

당신이야말로 애 좀 그만 괴롭혀. 이제 일곱 살이야. 아직 어리광 부려도 돼! 맨날 뭐 틀렸다고 때리고, 뭐 틀렸다고 혼내고. 그러면 애가 배겨내겠어?”

아버님 때문에 당신 한 맺힌 건 알아요.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세상이 그렇게 쉬운 거 아니라는 걸 잘 아는 사람이 왜 애한테는 그렇게 물러 터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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