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좀더 관심을 가졌어야 하는 건데

“․ ․ ․ ․ ․ ․.”

50대의 남자는 30대의 살인자에게 자신의 잘못 했다고 말한다. 정작 용서받아야 할 사람은 30대의 남자인데도 말이다.

“실은 너에게 부탁이 있어서 왔단다. 이것 좀 보렴.”

남자는 자신의 가방에서 사진을 꺼낸다. 10대의 소년이 담긴 사진이다. 나

의 사진도 죽은 아들의 예전 사진도 아니다. 사진 속에는 비딱한 자세로 벽에 기대서 세상을 향해 공격적인 눈빛을 보내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 담겨있다.

“누구랑 닮은 거 같지 않니?”

“․ ․ ․ ․ ․ ․.”

“너의 어렸을 떄 모습이랑 무척 닮았지? 한국에 와서 그 녀석을 보는데 니 모습이 계속 떠오르더구나. 그 녀석을 보살펴 주지 않을래? 그녀석도 세상을 참 싫어한단다.

예전의 너처럼. 그리고 지금 마음이 많이 상해 있지. 다른 시설에 맞길 수도 있는데 왠지 마음이 내키지 않는구나. 너라면 그 녀석의 마음을 잘 보살펴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떠니? 물론 양육비걱정은 안 해도 된다. 내가 지원해 주마.”

“제가 어떻게?”

“지금 당장 결정하라는 건 아니야. 쉬운 일이 아니니까. 오늘 집에 돌아가서 한번 생각해 보렴. 그리고 내일 다시 만나서 나에게 대답을 들려주면 좋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