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를 받아들고 그 내용을 확인하려던 D를 제지하는 것은

Posted by 트럼프h
2016. 6. 20. 20:59 카테고리 없음

 

 

 

 

 

용지를 받아들고 그 내용을 확인하려던 D를 제지하는 것은

 

 

 

 

 

 

 

 그 말 한마디였다. 스티븐 호킹 박사와도 같이 경악으로 몸이 굳어있는 동안에도 몇 안 되는 안구 근육을 움직여 영수증을 확인한 D, 과연 수납원이 틀린 말을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자신이 잘못 들은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보험금은 확실히 냈던 걸로 기억하는 데요."

"신경정신과 검진 일부는 의료보험 대상외입니다. 특히 심리검사 류가 그래요."

"‥‥하아."

 

 

 

 

 

 

그런 말은 방금 처음 들었어. D는 약간 울컥했지만 사전에 제대로 알아두지 못한 자신의 탓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지갑에서 풀빛이 감도는 종이 14장을 꺼내 수납원에게 내밀었다.

"140000\ 받았습니다. 여기 거스름돈 8500\ 입니다."

"‥‥안녕히 계세요."

D는 자신이 준 것에 비해 장수로도 훨씬 뒤지는 양의 거스름돈을 받으며 이후 시내를 돌아다닐 예정이었던 자신의 스케줄을 캔슬했다. 그 정도로 예상 밖의 지출이었을까,

 

 

 

 

병원 내 약국에서 약이 조제되는 동안 속이 쓰려오는 것을 느낀 D는 역시 병원 내 편의점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메이커의 카페라테 ‥‥풍미의 음료를 한잔 샀다.

"꽤 편리해졌네. 역시 현실이 SF."

전 세계 수많은 SF팬들에게 쓴 소리들을 법한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며 D는 음료 포장 옆에 달려 있던 빨대를 뜯어 주둥이에 꽂았다. 약국에서 D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을 때는 막 그것을 입에 넣고 내용물을 빨아내려 하던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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