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대로 양 볼은 푹 꺼져 있었다 언젠가

Posted by 트럼프h
2016. 8. 3. 13:31 카테고리 없음

 

 

 

 

 

 

엄마의 말대로 양 볼은 푹 꺼져 있었다 언젠가

 

 

 

 

 

 

 

 

 

보았던 뭉크의 절규라는 그림 속의 사람 같기도 했다. 여자는 그대로 하늘 어딘가로 빨려들어 갈 것처럼 양팔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있었고, 상체는 구부정하게 밖으로 조금 나와 있었다. 길게 늘어진 꽃무늬 치마에 헐렁한 티셔츠들을 여러 겹으로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집히는 대로 입은 것 같았다. 여자의 모습은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은 이렇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도대체 옆집 여자가 왜 그러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한참 보고 있어도 익숙해지기는커녕 더 무섭기만 했다. 어두운 아파트 내부와 내 등 위의 가로등 불빛의 대조 때문에 얼굴의 음영이 더 두드러져 보였다. 나는 그 얼굴을 흘끔흘끔 보면서 저 사이로 어떻게 지나가나 걱정했다.

 

 

 

 

 

미친 사람 앞에서 내가 남자라는 게 무슨 소용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년이 힘까지 세다는 얘길 어디선가 들은 것도 같았다. 그때 마침 중년의 두 남자가 내 옆을 지나쳐 입구로 들어가려는 게 보였다. 두 사람은 옆집 여자를 흘끗 보더니 신경도 쓰지 않고 지나갔다. 나는 그에 놀라면서도 얼른 둘을 따라 들어갔다.

집에 들어온 나는 불을 끈 방에 누워 밑에 서 본 여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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